큐레이터가 어떻게 건축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나
배경
때는 바야흐로 2022년 12월. 너무나도 존경하는 EJ 큐레이터 선배님이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있다며 저녁 자리에 초대해 주셨다. 그렇게 만나게 된 JK 미래의 M 이사님은, 고덕동에 새로 지어질 아이파크 주상복합에 갤러리를 들일 생각인데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의견을 물으셨다.
뮤지엄부터 대안공간, 아티스트 스튜디오, 페어, 각종 예술 관련 사업체들과 일해온 중구난방으로 보일 수 있는 나의 경력이 드디어 빛을 발할 때가 온 것인가!!! 하며, 신나는 마음으로 공간의 특수성을 고려한 운영 계획을 바로 정리해 공유해 드렸다.
스타필드와 같은 규모와 성격의 공간이기에 예술 쪽에 영향력이 큰 갤러리들은 매력을 못 느낄 것이고, 중소 규모의 갤러리는 현 시장 상황에서 지속적인 수익 모델을 창출하기 힘들 것이기에, 주 방문객들과 타겟층을 공유하는 여러 갤러리의 팝업 전시 운영을 제안했다. 그렇게 트래픽을 쌓은 후 아트페어나 단체전을 주체적으로 기획한다면, 예술품이 단지 공간을 위한 장식이 아닌, 사람들을 모으는 중력을 발휘하는 매개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그런 중장기 계획을 할 경우 동선과 인테리어는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이 유리한지, 필요 집기와 보유해야 할 조건들은 무엇이 있는지, 레퍼런스와 함께 최대한 자세히 말씀드렸던 것이 예상치 못한 규모의 일로 피어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발단
이렇게 갤러리 하나만을 고민하는 것이 아닌 공간의 전반적인 사업적 측면과 건축적 니즈를 제안해서일까? “사실… 10년 전에 기획된 인테리어로 진행하려니 outdated 되어 있는 것 같아서요, 혹시 이 부분도 컨설팅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라며 조심스레 여쭈셨다.
처음엔 ‘건축가도, 인테리어 디자이너도 아닌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지난 10년간 큐레이팅을 하며 여러 공간의 역할을 분석하고 미감과 경험을 감독해 왔고, 그동안 건축에 미친 친구들과 함께 전 세계를 누비며 쌓은 인사이트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며 “도전!!!”을 외치게 되었다.
책임질 수 있는 것 이상의 것을 과하게 약속하는 것은 우매한 일이기에, 모든 것을 디자인하기보다는, 협력 업체들의 결과물이 같은 결로 수렴될 수 있게 하는 Spatial guideline을 제공해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 라고 말씀드리며 6개월간의 컨설팅이 시작되었다.
분석
그렇게 받아본 기존 인테리어 기획안은 야망이 가득했다. ‘Young & funky,’ ‘virtual,’ ‘modern classic,’ ‘smart life’ 등, 모든 핫한 키워드들이 소리치고 있었달까. ‘Warm’ ‘bright’ ‘active’ 이 세 가지 테마를 선두로 ‘최신’을 강조하기 위한 LED 스크린이 공간 곳곳을 지배하고 있었으며, 10년 전에는 물론 가장 트랜디하다고 생각됐을 법한 다양한 콘텐츠로 방문객들에게 직접적인 자극을 주는 플랜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문제점
다이나믹함으로 경험이 다양해질 수는 있겠으나, 그 하나하나를 꼭 이 공간에서 경험하고 싶도록 유도할 지는 의문이었다. 이 ‘고덕 아이파크 더 리버’는 지하 주차장 5층, 상업시설 5층, 식당/옥외 공간 1층, 커뮤니티 공간 1층, 오피스텔 12층으로 구성되어 매우 다채로운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 각 섹션이 하나의 나레티브로 이어지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LED 스크린은 따스함보다는 결국 피로감을 남길 것이고, 직접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다 보면 운영에 한계를 느낄 것이 보였다. 그렇게 주최자가 지치면 방문객이 발걸음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일. 그렇다고 모든 것을 새로 기획하기에는 이미 골조와 외부는 많이 진행되고 있었고 비용적인 부분도 많이 부담되기에, 본질적인 교통정리가 필요해 보였다.
‘최신’을 외치는 디자인은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많은 고민이 들어간 기획안도 고작 10년 만에 도태되었다 느껴진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아이디어를 제안하기에 앞서, 두 가지 과정을 거쳤다.
1. 기존 기획안의 추구 가치 정의
기존 안의 다양한 키워드를 큰 꼭지들로 수렴해, 클라이언트가 추구하고자 했던 가치를 파악했다.
- “시대를 앞서가는”: 새로운 공간이기에 미래적인 비전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 “Modern classic”: 세련되었지만 쉽게 질리지 않는 미감을 원했다.
- “Artsy”: 방문/주거자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콘텐츠가 항시 있기를 원했다.
- “Scenic”: 고덕대교와 한강을 바로 앞에 두고 있기에, 이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길 원했다.
2. Key references 분석
JK 미래 측에서 주 레퍼런스로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De Depot”과 독일의 “Bikini Berlin”을 꼽았다.
- De Depot: MVRDV 특유의 세련된 디자인으로 탄생한 뮤지엄으로, 소장품의 99%를 관람할 수 있는 투명 수장고로 구성되어 있다. (British Museum이 소장품의 약 1%를 공개하는 것을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수치이다) 가벼운 큐레이션으로 정해진 동선보다 방문객이 능동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고, 소개되는 작가가 공간을 일종의 캔버스로 삼을 수 있도록 했다.
- Bikini Berlin: 19세기 베를린이 메트로폴리탄으로 부상하며 만들어졌던 예전 상업지구를 재생한 쇼핑몰로, 기존 구조물을 일부 보존하며 주변 경관(특히 Zoological Garden)과 맥을 이어 미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압도가 아닌 유동성을 최우선시해 건물이 사라져도 그 정신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부지의 최대목표이다.
지향하는 이 두 공간에 방문하는 이들의 demographic을 정의했다.
- 호기심이 많아 새로운 것을 많이 도전하지만, 그보다 의미와 지속가능성, 조화와 화합을 중요시하는 가족들, cultural seekers, 다양한 creatives
이에 따라 본 프로젝트 타겟층의 특성이 도출되었다.
- 새로움에 항시 도전하면서도 일상의 휴식을 원하는 2050 중-고소득층
이 두 가지를 하고 나니 가고자 하는 방향과 가려 했던 방향의 간극이 보였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우리가 궁극적으로 가져야 할 가치와 이에 따라 제공할 수 있는 경험을 아래와 같이 정의했다.
Spacious
Spatial characteristic: The embodiment of totality
최대 23m의 층고와 수만 평의 부지에 남녀노소 모두가 편히 방문하는, 다양한 부대시설을 유치한 공간적 특성 반영
Inspirational
Provide a platform: Inspire, not shout
방문객/매장들의 개성과 색깔이 돋보일 수 있는 배경과 환경을 조성
Timeless
Harmonious beauty: Nature-like
자연스럽고 본질적인 가치를 추구하여,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경험 제공
제안
Spacious, Inspirational, Timeless – 이 세 가지를 아우르는 관념, 나레티브에 대해 고민을 참 많이 했다. 하지만 답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다. 바로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 “일종무종일 (一終無終一)”
중심 철학: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 “일종무종일 (一終無終一)”은 우리 선조들이 우주 운동을 관찰하여 발견한 철학을 담은 글, 천부경의 일부이다. “현상계의 모든 변화는 본래 ‘하나’이며, ‘하나’는 본래 ‘텅 빔’이다. 무한하게 변화하는 현상계 또한, ‘하나’와 ‘텅 빔’처럼 영원한 것이다. 따라서 참된 ‘인간의 길’은 지금 서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텅 빔’과 ‘하나’와 그 표현을 조화롭게 다스려, ‘매 순간’ 성장해 가는 중에 이루어진다.”라는 뜻이다.
즉, ‘텅 빔’과 ‘하나’가 자연스럽게 순환할 때, 비로소 매 순간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매번 새로운 영감을 주면서도 본질적인 가치를 순회시킴으로써 시간을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했다.
이는 동아시아의 원천적인 사상 중 하나인 천원지방(天圓地方)과도 연계되어 있다.
파생 요소: 천원지방(天圓地方)
천원지방은 “하늘과 땅의 꿈과 이상을 실현하는 존재로서 인간을 상징한다”라는 뜻을 담은 동아시아 전통 우주론이다. 위 천부경은 이 천원지방이 하늘(ㅇ)의 이치를 설명하는 것을 땅(ㅁ)에 전달하기 위해 사각형 마방진 구조 체계로 쓰였고, 원과 사각형을 중심에 두었을 때 만나는 세 꼭짓점을 이어 정삼각형(△)을 품게 되는 원방각을 아래와 같이 정의하였다.
- 원 | ㅇ | 하늘: 일의 양 끝을 하나로 이은 모양으로, 시작도 끝도 없이 모든 곳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절대적 진리, 법칙을 뜻한다.
- 방 | ㅁ | 땅: 네 가지 직선을 하나로 이은 모양으로, 우주의 네 원리인 지수화풍(地水火風)을 의미한다. 지는 만물을 생성시키는 힘을, 수는 성장을, 화는 성숙을, 풍은 변화시키는 힘을 뜻한다.
- 각 | △ | 사람: 세 가지 직선을 하나로 이은 모양으로, 마음, 생각, 의지로 이루어진 사람을 뜻한다. 사람이란 ‘삶’과 ‘앎’을 융합한 단어로, 살면서 알아가는 존재라고 해석될 수 있다.
이 관념을 중심으로 공간을 보았을 때, 땅과 맞닿은 주차장은 ㅁ과 직선을, 인사가 주가 되는 상업 공간은 △과 방사를, 하늘을 마주하는 공간들은 ㅇ을 중심으로 디자인하게 되었다. 또 색감도 땅에는 메스감과 안정감을 주는 청색을, 상업시설에는 변화무쌍한 다양한 색채를, 하늘에는 흰색/금색을 통해 발원과 해방감을 강조했다.
결과
1. 디자인
- 입구 입면 패턴: 상업시설의 첫인상을 장식하는 파사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이다. 해서 이 공간에 주인공이 되는 방문객들과 브랜드들, 즉 모든 인사를 상징하는 삼각형을 패턴의 형식으로 개발하였다. 또 공간의 역동성을 도출하기 위해 상승곡선을 이루도록 디자인하였다.


- 입면 패턴: 입구 입면과 동일하게 적용하여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길 바랐으나, 예산과 시공 이슈로 삼/사각형의 패턴이 물결처럼 흘러 공간의 운동성을 주는 안으로 변경되었다. 원방각을 추상적으로 발전시킨 Halftone Net 패턴이 반복적으로 이어지도록 하였고, 내부 조명을 설치해 밤에는 은은하게 빛날 수 있도록 하였다.


- 미디어 파사드: 본래 기획안에서 각 곳 입면에 적용됐던 미디어 파사드를 한쪽으로 집중시켜 압도되는 경험을 유도하였다.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공연 및 기타 브랜드들의 행사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광고물도 몰입형의 파격적인 비주얼을 게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편백: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위해 목재, 그 중에서도 편백을 대량 사용해야만 했다. 본래 공용공간 입면에 적용하려 했으나, 수없는 콘텐츠가 쉼 없이 들끓는 상업시설과는 결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어 편백의 따뜻함과 고급스러움을 촉각적으로도 느낄 수 있도록 5층 서점에 활용하였다.

- 실내/옥외 정원: 주변 경관을 품고 쉼터의 역할이 될 수 있도록 잔잔하면서도 주변 경관을 살려줄 수 있는 조경으로 제안하였다. 실내 정원 같은 경우, 유지 관리에 대한 이슈가 가장 컸기에 심미적 효과를 극대화하면서도 관리가 쉬운 이끼 정원 혹은 젠가든 형태를 제안하였다.
- 그 외: 외벽 색상, 천장 패턴, 바닥 자재, 조명, 기둥, 주차장, 옥상 아치, 브릿지 측하부, 방풍실, 각층 출입구, common area, Kiosk 위치, 수유실, 유가 휴게실, 유모차 대여실, 쉼터, 컨퍼런스룸, 화장실, 엘리베이터 디자인과 옥상정원 및 기타 공용 시설 가이드도 제공했는데… 이 모든 것을 세심하게 검토하며 시공까지 감독한 조다현 디자이너에게 박수를 바친다.
2. 작품 큐레이션: 내부 디자인과 같은 철학을 공유하여 공간과 하나가 되면서도 오는 이들에게 오래 기억을 남길 수 있는 작품들을 선정하였다. 서울시 심의 작품 전문 선정 & 설치 전문 업체인 The Ton과의 너무나도 pleasant 한 협업 덕분에 커미션부터 작품 제작, 설치까지 순조로웠고, 이 업체를 소개해 준 RR 대표님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
최정화: STAR-The Eternal Light
사람을 상징하는 ‘방사’를 아름다운 별처럼 작품화한 작품을 상업시설 주 출입구 야외에 설치하여 공간의 컨셉을 명확히 하였다. 한국 공공미술, 아니 현대예술을 대표하는 최정화 작가님의 신작을 함께할 수 있어 너무나도 큰 영광이라 생각한다. 크롬으로 유지관리도 용이하고, 밤에는 중심부에서 은은한 조명도 빛나 이 일대의 아이콘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되었다.
“화려하면서도 찬란한 빛으로 공간을 수놓는 은색의 작품 STAR(가제)는 사방으로 퍼지는 자연의 빛과 눈부신 광채에 주목하여 다중적 형태미를 표현하고 있다. 희망과 염원, 열정에 대한 상징적 의미로써 공간에 이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여기서 빛은 작품에 대한 모티브이면서 동시에 재료이자 기법으로 활용되며, 일상에서 얻은 재료를 재배열하는 작가의 기존 작업 방식과 연결된다. 눈부시게 반짝이는 작품의 형태는 공간에 새로운 활력과 영감의 요소로, 또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한 요소로서 모두와 연결될 수 있다.”
이용주: ROOT BENCH
본 건물 디자인의 중심 컨셉이었던 원방각의 도식 패턴이 있는데, 이와 매우 유사한 형태의 작품으로 본 부지에 매우 적합하다고 판단되었다. 사람들이 편히 앉아 자연을 만끽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작품이라 이촌 한강공원에도 설치된 바 있어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쉐이드도 하늘을 상징하는 원형으로 제작되어 의미를 연결할 뿐만 아니라, 이 곳에서 쉼을 취하는 모든 이에게 더 안락한 경험을 제공한다.
James Tapscott: Arc ZERO
하늘을 상징하는 원형을 직관적으로 나타내는 작품으로, 주변 경관의 하이라이트인 한강과 고덕대교를 품을 수 있는 위치에 비치하였다. 상업시설에는 포토존이 필수이기에 이용객들이 작품 내외를 자유롭게 출입하여 즐겁게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게 하였고, 추운 날씨로 인해 작품이 고장 나는 일이 없도록 온수 공급 및 열선 처리를 추가하였다. 올림픽대로에 지나가는 외부 차량도 이 건물을 알아볼 수 있는 상징적인 심볼로 작용하기도 한다.
채미지: WAVE
주변을 돋보이게 하는 풍경을 제공한다는 컨셉에 따라, 현대적인 랜드스케입을 표연한 본 작품을 DA 3면에 설치하였다. 건축 한계선과 맞닿아 있는 작품의 좌측면은 기존 작품의 형태에서 연결되는 디자인으로 마감하였고, 고정된 개별 유닛은 각도를 다르게 하여 바람이 빠져나갈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며,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스러운 음영을 통해 앞쪽 유닛과 디자인적으로 연결될 수 있게 하였다.
미디어 파사드 작품
*박제성, oOps.50656, 그 외 범대중을 위한 컨텐츠들은 The Ton 선정. 본 이미지들은 두 작가의 예전 작품들로 구성한 참조 자료로, 실제 작품 사진들로 곧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아뜨리움의 대형 파사드와 미디어 파사드로 구성된 상업시설 중심 엘리베이터에는 모두 자연과 인간의 조화와 순환을 상징하는 작품들로 큐레이션 하였다.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자연적 요소 및 철학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듀오 oOps.50656의 작품들이 자극만을 목표로하는 광고들 사이에서 방문객들에게 아름다운 쉼을 줄 수 있다 느꼈다. 또,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디지털 화면에서 우주와 자연의 섭리에 대한 나레티브를 표현하는 박제성 작가님의 작품들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서점에는 아늑하고도 고급스러운 공간의 아이덴티티에 걸맞은 차승언 작가님, 론디 작가님들의 작품들을 전시하였다. 빠른 속도만을 중시하는 이 세상에서 시간의 적층을 돌아보고 느끼게 하는 위빙과 염색을 통해 작업하시는 차승언 작가님은, 분주로운 상업 시설과 대비되는 차분한 서점의 공간적 목적과도 매우 어울리는 작업을 하시는 분이다. 론디 작가님도 상업시설에서 볼 수 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여러 갈망의 본질을 주 소재로 삼는 분인데, 흔히들 말하는 자본주의의 부정적인 면모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귀여움, 익살스러움, 연약함의 힘을 통해 그 문제들을 솔직하게 마주할 수 있는 이야기를 펼쳐낸다. 모든 작품들 소장작이기 때문에, 투자 가치 면에서도 매력적인 작품들로 선정하였다.
이렇게 총 200장에 달하는 제안서가 완성되었고, 6개월 만에 끝날 줄 알았던 컨설팅은 근 2년을 걸치는 프로젝트가 되었다. 도중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어 끝까지 할 수 없음이 매우 아쉬웠지만, 현장에서 시공까지 책임을 맡아 다해준 조다현 디자이너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하고, 무엇보다 진심으로 방문객들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하려는 마음으로 모든 협력사와 조화로운 화합을 이룬 JK 미래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